건설업계, 안전 강화 대책에 '비상' 걸린 이유
산업 현장에서 사망 사고 발생 시 과징금과 영업정지·등록말소 등 제재 수위를 대폭 강화한 이번 대책에 건설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제조업 등에 비해 건설업에서 사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건설업 등록말소 규정 신설은 사실상 문을 닫으라는 소리”라며 “제재 수위가 예상보다 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건설경기 침체로 최근 몇 년 간 영업이익률이 2~3%밖에 안 되는데, 과징금 규모 역시 만만찮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 속 안전 관리 비용 증가는 '이중고'
지난해 주요 건설사 영업이익은 삼성물산(건설부문)이 1조원대를 벌어 들인 걸 제외하고 대우건설 4000억원대, GS건설 2800억원대, DL이앤씨도 2700억원대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연결 종속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플랜트 사업 손실로 1조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2021년 이후 건설경기 악화로 영업이익이 하락세다. 안전 관리에 투입해야 할 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수익성은 악화되면서 건설사들의 경영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잇따른 사고, 책임 회피 위한 '안전 점검' 강화
새 정부 출범 후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현장 사망 사고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모든 건설사는 안전사고 예방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7~8월 잇따른 인명 사고로 정희민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났고, DL건설도 지난달 사망 사고로 대표이사와 임원진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 요즘 주요 건설사는 전 임원이 전국 공사 현장을 다니며 안전 점검을 하고 있지만, 이달 들어서만 건설현장 사망 사고가 4건이나 발생했다.
처벌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필요성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처벌만 능사가 아니다”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모든 회사가 안전 관리 수준을 강화했지만 사망 사고가 줄지 않고 있다”며 “여기엔 관행처럼 굳어진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속도보다 생명을 우선하고, 이 기준을 지키기 위해 비용·시간을 더 들여도 괜찮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3년 만에 뚝딱? 공사 기간 단축의 그림자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데 ‘3년 공사’가 일상이 돼 있다”며 “해외 어디에서도 이렇게 공사기간이 짧은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준공기간 내 공사를 완성하지 못하면 지연일당 지체상금도 매일 부과된다”며 “상황이 이러다 보니 공기에 쫓겨 일어나는 사고가 상당수”라고 전했다. 특히 폭염·폭우 등이 잦아지면서 공기에 쫓기는 일이 더 늘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적정한 공기 연장은 분양가 등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구조적 문제: 불법 하청과 외국인 고용 제한
건설현장 특성상 각 공정마다 협력업체에 일감을 넘기는데(하청) 여기에 불법 재하청이 끼면서 사고가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헐값에 하청을 주다가 사고가 나는 식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협력업체가 재하청을 주는 것까지 관여하기 힘든데 사고가 나면 책임은 대형사에 묻는 경우가 많다”며 “처벌을 하더라도 책임 소재가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엔 외국인 사망 사고 발생 시 ‘전부 3년간 고용 제한’도 신설돼 건설업계는 “지금도 젊은 사람 쓰기가 어려워 궁여지책으로 외국인을 고용하는데 제재가 너무 강하다”고 토로했다.
핵심만 짚어보기: 건설 현장 안전, 무엇이 문제인가?
건설업계의 안전 불감증, 짧은 공사 기간, 불법 하청, 외국인 고용 제한 등 복합적인 요인이 건설 현장 사망 사고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처벌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과 사회적 합의가 절실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건설 현장 사망 사고, 왜 줄어들지 않나요?
A.안전 관리 수준 강화에도 불구하고 사망 사고가 줄지 않는 이유는, 관행처럼 굳어진 공사 기간 단축, 불법 하청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Q.건설사들은 왜 공사 기간을 단축하려 하나요?
A.준공 기간 내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지연일당, 지체상금 등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건설 현장 안전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A.단순한 처벌 강화보다는, 공사 기간의 현실화, 불법 하청 근절, 안전 관리 시스템 개선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적 인식 개선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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