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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아파트의 그림자: 건설 현장 붕괴와 건설 근로자의 절망

뉴스룸 12322 2025. 7. 2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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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시간: 건설 현장의 침묵

오전 10시, 공사 현장은 적막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22일.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은 시간이 멈춘 듯했다. 한창 일할 시간인데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현장 바닥에는 하얀 방수 덮개가 곳곳에 널브러진 자재 더미들을 감싸고 있었고 빛바랜 '추락주의' 현수막 아래에는 안전조끼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회색 콘크리트 골조를 그대로 드러낸 20층 아파트 사이에는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 있었다. 이곳은 임금이 밀리면서 11월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미분양의 늪: 유령 아파트의 등장

남구 대명동의 아파트 건설 현장도 조용했다. 준공예정일은 100일도 안 남았는데 공정률은 34%에 불과했다. 분양 미달로 사업비가 떨어지면서 공사를 멈춘 결과다. 대구역에서 차로 20분 거리로, 대중교통 인프라도 뛰어난 편이었지만 시장 침체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약 1만4000㎡(약 4000평) 규모 부지는 텅 비었고 지상층 기둥과 벽체를 세우기 위해 설치된 철근들은 1년째 방치됐다. '악성 미분양 1위'라는 말이 실감 났다. 이 지역 아파트 건설 현장들은 처참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펜스로 둘러싸인 여러 현장을 지나쳤는데, 그중 상당수는 공사가 멈춘 상태였다.

 

 

 

 

지역 경제의 위기: 대구, 그리고 그 너머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인근 지역들도 처지는 비슷했다. 부산 중구에서 만난 25년 차 건설 근로자 김모씨는 "경남권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 현장은 진주 한 곳뿐"이라며 "부산은 2022년과 비교해 현장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이런 상황이 수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40대 건설 근로자는 "시가 특례사업을 일부 진행 중이지만 외지 업체가 최저가에 수주하면서 인건비가 싼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를 주로 투입하고 있다"며 "기술을 갖춘 지역 인력은 현장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으로 침체의 여파는 번져 가는 분위기다.

 

 

 

 

무너지는 안전망: 실업과 생계의 위협

건설 경기 한파의 직격타는 취약계층인 일용 근로자들에게 닥친다. 건설업 고용을 상징하던 '200만명'이라는 숫자는 올해 1월 무너졌다.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이어 6개월째 19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6만명으로 전년 대비 9만7000명 줄었다.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하루 벌이 일자리가 사라지면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한다. 급전이나 사금융에 의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통받는 사람들: 절망의 굴레

김씨는 "수입은 들쑥날쑥한데 카드값과 생활비는 계속 나간다"며 "실업 기간이 짧을 때는 실업급여가 최저 생활비 유지 수단은 됐는데 지금처럼 일이 계속 없으면 실업급여마저 끝나기에 답이 없다"고 했다. 일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실업급여 수급 요건(최근 18개월 중 180일 이상 근로)을 채우기 어려워진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1개월 이상 고용, 월 8일 이상 일해야 하지만 이 기준을 넘지 못해 자격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사 중단이 길어질수록 사회적 안전망에서도 점점 배제되는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은 타격이 크다. 직장가입자 자격을 잃는 순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며 보험료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더 깊어지는 고통: 건설기계 종사자와 덤프트럭 기사의 비극

굴착기나 타워크레인 기사처럼 중장비를 운전하는 건설기계 종사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로 분류돼 실업급여 대상조차 아니다. 1인 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일감이 끊겨도 복지안전망에서 배제된다. 경북 영천에서 덤프트럭을 몰던 한 50대 남성은 지난해 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동료 김모씨는 "공사가 중단되면서 기름값과 자갈값까지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했지만 대금은 들어오지 않았다"며 "자식 대학 졸업까지 시킨 사람인데 혼자 끌어안고 견디다 그리됐다"고 토로했다. 덤프트럭이나 굴착기 장비는 대부분 할부로 운영된다. 월 납입금만 400만원에 달한다. 연체가 이어지면 금융회사가 장비를 회수해 공매한다. 생활비 카드 대금까지 밀릴 경우 삶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핵심만 콕!

건설 현장의 위기는 단순한 경제 지표의 하락을 넘어, 일용직 근로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미분양 사태, 공사 중단, 실업, 사회 안전망의 붕괴는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절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건설 현장 위기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A.미분양, 사업비 부족, 건설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합니다.

 

Q.건설 근로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A.실업, 실업급여 수급 어려움,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 사회 안전망 배제 등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Q.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A.단기적으로는 실업급여 확대, 고용 지원 정책 강화 등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건설 산업의 구조적 문제 해결, 사회 안전망 강화 등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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